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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야구협회, ‘대포통장’으로 3억 받았다…KBO 입금 사실도 드러나
작성자 : 관리자(kubf-2012@hanmail.net) 작성일 : 2018-04-05 조회수 :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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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야구협회, ‘대포통장’으로 3억 받았다…KBO 입금 사실도 드러나

기사입력 2018.04.05 오전 09:55 최종수정 2018.04.05 오전 10:59
      
대한야구협회 차명계좌에 KBO도 돈을 보냈던 사실이 확인됐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대한야구협회 차명계좌 단독 입수
- 협회 트레이너 속여 만든 대포통장으로 일수 찍듯 돈 모아
15개월 동안 3억 원대 뒷돈+협회 돈이 차명계좌로 흘러 들어가
2012년 6월 KBO도 차명계좌에 입금, 당시 협회 특임이사는 KBO 양해영 사무총장 
 
[엠스플뉴스] 
 
KBO는 왜 대한야구협회(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차명계좌에 돈을 입금했을까.
 
엠스플뉴스는 지난해 7월부터 ‘대한야구협회 비자금 조성과 횡령 의혹’을 추적해왔다. 최근 엠스플뉴스는 이 의혹을 풀 중요 단서인 ‘대한야구협회 차명계좌 입금 내역서’를 단독 입수했다. 이 차명계좌는 협회 주요 인사들이 공모해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 주요 인사들은 이 차명계좌를 통해 100번이 넘는 ‘횡령 및 배임으로 의심되는’ 돈거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나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이 차명계좌에 돈을 입금한 것으로 드러나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대한야구협회가 만든 '대포 통장'으로 15개월 동안 3억 원 가까운 돈 입금 
 
대한야구협회 대포통장은 KBO 회관 1층 농협에서 개설됐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KBO 회관
 
차명계좌. 제3자의 명의를 도용해 만들어진 ‘통장의 실사용자와 통장의 명의자가 다른 통장’을 뜻한다. 차명계좌는 탈세나 사기, 횡령 등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금융 문란행위이자 범죄로 꼽힌다. 흔히 차명계좌를 '대포통장'으로 부르는 것도 '대포폰'과 같이 범죄수단으로 이용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한야구협회 차명계좌는 2006년 11월 개설됐다. 통장 명의자는 A 씨. A 씨는 전직 프로야구단 트레이너 출신으로, 2009년 이전까진 대한야구협회와 별 관계가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목할 건 통장을 개설한 장소다.
 
A 씨의 통장은 대한야구협회와 KBO 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 1층 농협 지점에서 개설됐다. A 씨는 어째서 이곳에서 통장을 만든 걸까. 
 
지난해 11월 A 씨는 엠스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통장 개설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프로구단 트레이너 일을 그만두고서 잠시 대한야구협회 트레이너를 맡았다. 국제대회 출국을 앞두고 협회 총무팀장 양 모 씨가 ‘새 통장을 만들어야 급여를 넣어줄 수 있다’며 신분증 사본을 요구해 제출했다. 은행이 어떻게 본인 확인절차도 거치지 않고, 통장을 만들어줬는지 모르지만, 한참 지나 경찰 연락을 받고서야 내 신분증 사본이 ‘대포통장’ 개설에 이용됐고, 4년 동안 사용됐다는 걸 알게 됐다.
  
엠스플뉴스가 입수한 대한야구협회 차명계좌 입금내역서(사진=엠스플뉴스)
 
A 씨 명의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사용된 건 2009년 9월 22일부터다. 이때부터 대한야구협회 주요 인사들은 2012년 12월 18일까지 여기저기서 ‘수상한’ 돈을 대포통장으로 입금받았다. 대포통장 사용 초기엔 50만 원, 14만 원 등 비교적 '소액 입금'이 많았다.  
 
그러던 2010년 8월 18일 협회(KBA) 명의 계좌에서 642만 원이 들어오면서 대포통장 입금 흐름이 ‘고액’으로 변했다. 2010년 9월 14일엔 1천만 원이, 2010년 12월엔 2,900만 원이 협회 계좌로부터 '대포 통장'으로 옮겨졌다. 
 
2009년 9월 22일부터 2012년 12월 18일까지 이뤄진 입금만 총 101건. 액수는 무려 2억9천287만1,550원 원에 달했다.   
 
'을'인 업체들에게 수년 간 '수상한 돈'을 대포통장으로 받아온 대한야구협회
 
대한야구협회 차명계좌에 명기된 입금자들. 큰 빨간색 원으로 표시된 건 4번이나 대포통장에 돈을 보낸 모텔업자 유 씨의 입금액이다. 한국야구위원회도 2012년 6월 8일 대포통장으로 돈을 보냈다(사진=엠스플뉴스)
 
그렇다면 누가, 어떤 이유로 대포 통장에 돈을 보낸 것일까. 엠스플뉴스는 입금내역서에 표시된 입금자 가운데 ‘신원 파악 가능성이 높은 입금자들’을 중심으로 취재를 진행했다. 대포 통장에 돈을 입금했던 단체, 개인 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이가 있었다. 수원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유00 씨였다.
 
엠스플뉴스 취재진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 씨는 “2010년 대한야구협회가 주최하는 대회가 수원구장(현 kt 위즈파크)에서 열렸다. 그때 협회 직원, 심판, 기록원 등이 우리 모텔을 이용했다“며 “대회가 끝난 뒤 협회에서 ‘계산해야할 방값보다 더 많은 돈을 보냈다. 미안하지만, 차액을 보내달라’고 해 차액을 보내준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유 씨는 “우린 아무것도 모르고, '보내달라'고 해서 차액을 보내주건데 나중에 경찰에서 연락이 와 '이게 무슨 돈이냐'고 꼬치꼬치 깨물었다“며 “그 건을 해명하느라 정말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유 씨의 진술대로라면 협회의 계산 착오로 벌어진 ‘일회성 해프닝’일 수 있다. 하지만, 유 씨의 말엔 몇 가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 우선 ‘단순 해프닝’이라고 하기엔 돈을 보낸 횟수가 많았다. 유 씨는 2010년 8월20일, 2011년 9월 9일, 10월 14일, 2012년 9월 28일, 총 4번에 걸쳐 협회 대포통장으로 돈을 보냈다.
 
‘계산 착오’도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잘못 부친 금액이 컸던 까닭이다. 유 씨는 2010년 8월 20일 470만 원, 2011년 9월 9일 1천315만 원, 10월 14일 30만 원, 2012년 9월 28일엔 1천12만 원을 대포통장으로 보냈다. 
 
대포통장엔 운동용품사, 구장 구급차 대표 등이 보낸 돈도 있었다. 이외에도 신원을 알 수 없는 이들이 지속해서 돈을 보냈다는 게 확인됐다. 협회 사정을 잘 아는 한 야구계 인사는 “‘갑’인 협회가 알량한 권력을 이용해 ‘을’인 업체들을 상대로 수년 간 돈을 뜯어온 것”이라며 “이런 파렴치한들이 한국 아마야구 행정을 이끌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하고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대포통장으로 흘러간 돈, KBO 지원금일 가능성 높아”
 
지난해 특검 소환으로 검찰에 출두하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사진 가운데)을 전 KBO-대한야구협회 직원인 윤00 씨(사진 왼쪽)가 수행하는 장면. 양해영 전 KBO 사무총장은 김 실장이 국회의원일 때 그의 보좌관이었다. 윤 모 씨는 김 실장이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을 때 그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이다. 선거운동을 도운 공로로 거제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던 윤 모 씨는 KBO에 입사했고, '김기춘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KBO를 떠난 양해영의 보직을 고스란히 이어 받았다. 윤 모 씨와 양 총장은 대표적인 '김기춘 라인'으로 꼽히는 이들이다. 윤 모 씨는 KBO에 있다가 대한야구협회로 넘어간 뒤 비리행위가 드러나 옥살이를 했다. '대한야구협회 비자금 조성과 횡령 의혹건'의 중심에 있는 이도 바로 윤 모 씨다. 대한야구협회를 망친 비리사범이 대한민국을 유린한 국정농단 사범의 보디가드로 나선 이 장면을 보고 많은 야구인은 혀를 찼다(사진=MBC)
 
대포통장에 주로 돈을 보낸 곳은 대한야구협회(KBA)였다. 입금 대부분이 협회 명의 계좌에서 흘러들어왔다. 협회 주요 인사들이 공모해 협회 돈을 대포통장으로 빼돌렸다는 의심을 받는 증거다.
 
입금내역서 가운데 특이한 부분은 2012년 6월 18일에 이뤄진 입금이다. 이날 대포통장엔 KBO(한국야구위원회) 명의 계좌에서 보낸 것으로 보이는 49만 원이 입금됐다. KBO-대한야구협회 간의 돈거래는 ‘정상적인 법인 대표 계좌’를 통해 이뤄지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KBO는 무슨 영문에선지 A 씨 명의의 대포통장으로 돈을 보냈다.
 
KBO가 보낸 49만 원은 대포통장의 비밀을 풀 ‘중요 단서’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KBO가 돈을 보낸 2012년 6월 8일, KBO 살림과 행정을 총책임지는 사무총장이 바로 양해영이었다. 당시 양 총장은 KBO 사무총장과 대한야구협회 특임이사를 겸했다. 
 
‘KBO가 협회에 내려보내는 수십억 원대의 아마추어 야구 지원금을 관리·감독하는 게 특임이사의 임무였다. 
 
대한야구협회 전직 직원 B 씨는 “대포통장으로 입금된 3억여 원 가운데 업체들에 뜯은 5천 500만 원을 제외한 2억3천만 원이 협회에서 흘러온 돈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협회 살림 규모를 감안할 땐 큰돈이다. 그 정도 규모의 돈이라면 협회 통장으로 들어온 KBO 지원금이 다시 대포통장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포통장에 찍힌 협회 돈이 KBO 지원금을 빼돌린 돈이라면, 이건 나랏돈을 빼먹은 중범죄다. KBO 지원금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내려준 주최단체지원금이기 때문이다. 이 돈을 잘 관리하라고 KBO 양해영 사무총장이 대한야구협회 특임이사를 맡은 거다. 만약 이 돈이 KBO 지원금이 맞다면, 양 총장이 이 돈이 대포통장으로 흘러 들어간 걸 몰랐다고 해도 관리 소홀로 큰 책임을 져야야 할 사안이다.
 
B 씨는 “협회 운영 시스템상 3억 원에 가까운 거액을 협회 직원 한두 명이 전부 착복했다고 보기 어렵다. 돈이 나가면 반드시 협회 수뇌부의 결제를 받게 돼 있다”며 “이렇게 큰 금액이 수년에 걸쳐 오간 사실을 협회 수뇌부와 특임이사가 몰랐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엠스플뉴스는 차명계좌를 동원한 대한야구협회 비자금 조성과 횡령 의혹을 추가 보도할 예정이다. 
 
배지헌, 박동희 기자 jhpae117@mbcplus.com

+ 취재 후 : KBO는 4월 5일 엠스플뉴스에 "2012년 6월 'KBO 총재기 대학야구대회' 행사진행요원 용역비로 입금한 금액이다. 그 계좌 주인이 누군지는 몰랐고, 대한야구협회 서류에 (입금)할 계좌가 그리로 돼 있었다. KBO의 협회 지원자금을 집행한 것이고, 협회로 보낸 뒤 개인에게 송금하는 것보다 KBO가 직접 보내는 게 절차상 맞다고 판단했다. 작은 금액이라도 다 결재받고 보내도록 돼 있다. 이 돈도 사무총장(양해영)의 결재를 받고 보낸 돈"이라고 밝혔다.

KBO의 입장에 대한야구협회 전직 직원은 "이런 식의 '묻지마 입금'이 '절차상 맞다'는 논리 아래 일상적으로 이뤄져왔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입금자가 행사진행요원으로 실제로 뛰었는지 전혀 확인하지 않았으니 대포통장으로 돈을 보내는 것도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직 직원은 "이렇게 허술한 돈거래가 가능하다면 KBO 지원금이 어떤 식으로 협회로 넘어갔는지 정확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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